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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에는 후배사원과 술을 한잔 하다가, 후배사원에게 혼이 났습니다.
내용은 '왜, 선배는 후배사원에 대해 신경을 써주지 않느냐.'는 얘기였습니다.
술이 한잔 들어간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도 열심히 변명은 했지만,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 친구는 똑똑해서 많은 일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후배사원이라, 평소에 좋아하던 친구였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더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제가 답을 찾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이 친구와 같이 똑똑한 후배사원들을 볼 때마다 하게 되는 고민인데,
'이렇게 이룬것 없이 여전히 삽질만하고 있는 선배사원으로서, 똑똑한 후배사원에게 무슨 지도를 해 줄 수 있을까요?'
제가 나름대로 찾은 대처법(?)은 이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론 욕만 먹었지만...)
먼저 나보다 똑똑해서 왠만한 거짓말로는 속일 수 없을 것 같은 후배사원을 만나면 이렇게 묻습니다.
'넌, 커서 마흔되면 뭘 할 생각이니'라고 삼십대초반인 후배사원에게 묻습니다.
제 원래 계획은 이렇습니다. 어차피 엔지니어인 후배사원에게 묻는 질문이니,
'넌 커서 마흔되면 뭐할꺼니?'에 대해:
대답유형A: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는데, 우선 요즘같은 불경기엔 여기같이 월급 제대로 주는 회사에 와서 비를 피하는 중이다.
나의 대처법: 잠깐 비피하고 있는 후배사원 괴롭히지 말고, 때되면 술이나 한잔 하면서 서로 즐겁게 지낸다.
대답유형B: 여기서 돈벌다가, 어느정도 모아지면 유학가서 공부더한다.
나의 대처법: 단순히 월급모으기 위해 회사에 다니는 후배에게 뭘 바라겠습니까? 나중에 유학갔다가 와서 어디 교수하고 있으면, 우리회사 실험기자재좀 많이 사달라고 부탁하고, 즐겁게 지낸다.
대답유형C: 나중에 내 IT회사를 만들어 기술개발을 해보고 경영을 해보고 돈을 벌기위해 여기에 와서 벤처회사에 대해 배우려고 한다.
나의 대처법: 지금 이 친구가 엔지니어로서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 부분들을 하나하나 고쳐준다.
직장경력 10년 동안 얻은 저의 편견은, 뭔가를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사람은 아무리 옆에서 얘기를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더군다나 회사를 그냥 단순히 월급받기위해 다니는 친구들에게 아무리 좋은 얘기를 해봤자 나만 잔소리꾼이 되고 만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똑똑한 이 후배사원을 만났을 때 제가 이 질문을 했을까요?
예, 여러번 했습니다.
이 친구뿐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후배사원들에게 항상 하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90%이상이
'아직 모른다.' 였습니다.
똑똑한 이삼십대인 후배사원들 중 십중팔구는 사십대 이후에 뭘 하고 싶은지 '아직 모른다'고 대답합니다.
'그럼, 이 회사에 다니고 있는 이유는?'에 대한 대답도 마찬가지 입니다.
차라리 '월급받기 위해 다닌다'라고 해주면 이해하기 쉬우련만,
'그것도 아직 모르겠다. 다니다 보면 뭔가 목표가 생기겠지.
그 목표를 선배사원이 정해줄 순 없는가?' 였습니다.
지가 나보다 잘난걸 내가 아는데, 내가 정해준 목표를 따라갈리 있습니까?
여러분들은 어떠세요.
혹시 후배사원들에게 비전을 심어줄 좋은 아이디어 있으십니까?
박진성 (jinsung@jmj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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