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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열심히 일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큰애가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데, 이 친구는 벤처회사에 근무하며 아직도 1년중 대부분을 밤을 세워 일을 합니다. 그리고 제게 자랑하는 말은 "난, 아침에 아무때나 출근해도 뭐라는 사람 없어." (솔직히, 하나도 안 부럽습니다 -_-???)
벤처회사에 다니는 친구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이 친구도 번 돈은 없습니다. 그나마, 전 회사 사장에게 떼인 돈을 받아냈는지 안 물어봤군요.
초등학교 때 동화를 보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동화는 주인공이 참고 견디고 착하면 나중에 하늘이 상을 내리는 내용이 많고, 외국 동화는 주인공이 모험을 통해서 자신이 갖지 못한것을 쟁취하는 내용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전, 옜날엔 머리가 좋았었습니다*^_^*)
엔지니어도 참고 견디고 착하면 나중에 하늘이 상을 내리실까요?
엔지니어를 이렇게 구분해 봤습니다. '기술 추구형 엔지니어'와 '수익 추구형 엔지니어'.
'기술 추구형 엔지니어'는 그야말로, 자신의 기술을 갈고 닦는데 온 힘을 쏟는 엔지니어 입니다. 빠른 기술 발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익혀 나갑니다. 프로젝트 때문에 항상 바쁘고, 회사에서 야근을 밥먹듯이 하면서도 항상 만날때 보면 가방속에 기술관련된 책들이 들어있곤 합니다. 아는 것도 많아서 어떤걸 물어도 막힘이 없고, 새로운 트랜드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분석을 해놓고 있습니다. 회사를 잘 옮기지도 않지만 옮길 경우에도 연봉보다는 새 회사에서 하게될 프로젝트를 더 고려합니다. 앞서 말한 친구도 이런 '기술 추구형 엔지니어' 입니다.
'수익 추구형 엔지니어'는 수익을 추구하는 엔지니어 입니다. 자신이 가진 기술을 효율적으로 이용해서 수익을 극대화 시키는데 주력합니다. 자신의 기술을 포장하는데 능하며, 현재 가진 기술을 이용해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연봉을 더 받을 수 있는 회사가 있다면 그쪽으로 옮기며, 자신의 (연봉)경력을 관리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기술 추구형 엔지니어'는 '수익 추구형 엔지니어'를 '엔지니어'로 보지 않습니다.
'기술 추구형 엔지니어'는 '기술(진리)'을 추구하는 자신에 대해 자부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막연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의는 이긴다'는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돈을 추구하는 '저질 엔지니어'는 결국 마지막에는 망할 것이며, 꾸준히 인내하며 한눈팔지 않고 기술(진리)을 추구하는 자신이 최후에 웃는 자가 될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수익을 추구하는 것을 왠지 꺼립니다.
도대체, 우리나라는 순진한 공학도들에게 무슨 최면을 건 것일까요?
이 시점에, "한눈팔지 말고, 믿음을 갖고 농사를 열심히 짓다보면 언젠가는 돈을 벌게 될 것이다"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지금은, 묵묵히 농사만 짓는 농부는 살아 남을 수 없는 시대입니다. 어떤 작물을 재배할 것인지에서부터 판매전략까지 수익을 고려한 끊임없는 연구와 행동 만이 살아날 길 입니다.
마찬가지로, 묵묵히, 한눈팔지 않고 자신의 분야에서 기술만 추구하는 엔지니어는 결국 살아 남을 수 없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우리 후배들은 우리모습을 보면서 그 사실을 깨닫고 있습니다.
만약, 올 한해도 부족한 기술을 갈고 닦아 자신의 내공을 쌓겠다는 계획만을 갖고 있는 '기술 추구형 엔지니어'라면, '수익 추구형 엔지니어'에 대해 한 번 고민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박진성 (jinsung@jmj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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